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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Mongolia

[몽골] 홍고르 사막, 목에서 피 맛 난다

by YEYOO 2024. 11. 7.

 

Mongolia

몽골 홍고르사막

고비사막은 넓은 사막 지역 전체를 뜻하는 반면,
홍고르사막은 그 안에 위치한 모래사막 지대로 고비사막 내에서도 특히 모래 언덕이 많은 지역을 가리킨다.

 

 

 

in 고비사막

고비사막
사진: Unsplash의 Peter Burdon

고비사막은 몽골과 중국의 접경 지역에 걸쳐 있는 광활한 사막 지대로 동서 1,500km, 남북 800km에 이르며 면적은 약 129만 5천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암석 사막이다. 이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사막에 해당한다.

북극을 제외하면 지구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사막으로, 몽골어로 '황무지'를 의미하는 이름처럼 강우량이 매우 적다. 이곳의 기온은 영하 30도에서 영상 40도까지 극심하게 변하며, 중앙부는 연간 강수량이 20~50mm에 불과하다. 비가 1년 내내 조금씩 내리는 것이 아니라 주로 여름에 집중적으로 내린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지면서 풀이 자라는 지역도 생겨났다.

이와 같은 극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고비사막에는 야생 쌍봉낙타, 고비 불곰, 눈표범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일부 동물들은 고비사막에서만 발견되는 고유종이고 특히, 야생 쌍봉낙타는 멸종 위기종으로  보호 대상이기도 하다.

또한, 고비사막은 황사의 주요 발생지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발생한 황사는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일부는 하와이까지 이동하기도 한다. 고비사막에서 부는 바람이 한반도에 북서풍이나 서풍으로 닿게 되며 특히 바람이 강한 봄철과 겨울철에는 황사 문제가 심각해진다.

 

몽골 홍고르사막 투어

홍고르사막은 몽골 고비사막에 위치한 대표적인 모래사막으로 아름다운 풍경과 광활한 사구로 유명하다. 이 지역은 고비 구르반사이한 국립공원 내에 자리 잡고 있으며, 몽골에서 가장 큰 모래언덕 중 하나로 꼽힌다. 홍고르사막의 사구는 길이 약 180km, 높이 20~300m에 달하며 끝없는 모래언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고비사막의 대부분은 암석 사막이지만, 홍고린엘스 지역은 사람들이 흔히 '사막'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모래사막으로 매우 유명한 관광지이다. 이곳은 끝없는 모래사막은 아니지만 황무지 한가운데 솟은 모래산이 특징이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모래 썰매를 즐기기도 한다.

바람에 의해 모래가 쌓여 형성된 사막이기 때문에 바람이 자주 불며, '노래하는 모래언덕'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는 강한 바람에 의해 모래가 움직일 때 그 소리가 마치 노래처럼 들리는 독특한 현상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별로 안 높아 보였는데... 뭐지?

몽골 홍고르사막몽골 홍고르사막 썰매

홍고르사막 위에서 아름다운 석양을 보기 위해 신발 벗어던지고 오후 6시부터 썰매를 끌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좋은 체력으로도 힘든 사막 오르기를, 전날 밤 살짝 과음한 덕분에 체력이 좋지 않았다. 하루 종일 속이 안 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과연 내가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그래도 그리 높아 보이지 않아서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다행히 처음에는 그나마 평평하고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서 괜찮았는데......

 

몽골 홍고르사막몽골 홍고르사막 오르기

그런데 올라갈수록 경사가 점점 더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그냥 산처럼 딱딱한 바닥이라면 몰라도 사막은 발이 푹푹 꺼져서 올라가는 게 몇 배는 더 힘이 든다.

그렇게 올라간 지 20분도 안 돼서 진심 오바이트가 쏠리고 목에서 피 맛이 나기 시작했다🤢🩸 

 

몽골 홍고르사막

일단 쉬어야 했다. 

산처럼 가파른 곳도 있고 평평한 곳도 있었던 게 아니라, 나중에는 계속 가파른 경사만 이어지니까 평평한 곳이 보이면 썰매를 방석 삼아 잠깐 숨을 돌려줘야 했다. 이때부터 그냥 내려가고 싶었다. 정말 너무나.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내려가면 나만 손해니 꾹 참고 다시 올라갔다. 올라갈수록 평평한 곳은 없고, 길은 좁은데 사람들은 계속 중간중간 쉬느라고 길을 막고 서있으니 그걸 피해서 가려면 힘이 더 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올라가면서 내 인성까지 더 나빠질 것 같았다. 

중간중간 멈춰서 쉬고 다시 올라가고를 반복하는 게 오히려 더 힘들기 때문에 그냥 살짝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무작정 걸었다.

평소에 체력이 엄청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막 심각하게 나쁘지는 않았다. 그런데 몽골을 오기 전, 모종의 이유로 살을 급격하게 빼야 해서 잘 안 먹고 운동만 했고, 여기 와서는 양고기 냄새 때문에 음식을 더 안 먹다 보니 한국에서보다 오히려 살이 더 빠졌다. 결국 먹은 것도 없고, 더군다나 전날 술을 마셔서 체력이 바닥이었다. 저와 다르게 체력이 평균? 좋은? 분들은 힘들지 않을 수도 있어요. 아마?

 

 

고생 끝에 낙

몽골 홍고르사막 석양몽골 홍고르사막 석양

뭐 어찌 됐든, 결국 올라오긴 했다. 한 40분 걸려서.

내가 올라온 길과 다르게 더 가파르지만 짧은 코스도 있었다. 하지만 거긴 아예 쳐다도 보지 않길 잘한 것 같다.

 

갤럭시 카메라 석양아이폰 카메라 석양
갤럭시 vs 아이폰

힘들게 올라온 만큼 더 좋은 거겠지? 그런데 조금 덜 힘들 수는 없을까....

모두 석양에 정신이 팔려서, 가이드님이 모이라고 한 시간을 넘어서까지 구경을 했다. 그렇게 한 1시간 정도 석양을 즐기고, 주변이 어두워질 때쯤 썰매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근데 생각보다 경사가 가팔라서 썰매를 타고 내려가는 게 너무 무서웠다. 우리 가이드님은 다른 가이드님과 다르게 힘들어서 그런지;; 같이 올라오지 않으셨다. 그래서 옆 팀들 어떻게 타는지 보고 내려가려고 했는데, 다른 팀들도 석양에 빠져서 내려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더 빨리 내려가지 못한 것도 있었다.

일단 정상에서부터 타기에는 무서워서 조금 걸어 내려가서 썰매를 타고 깔짝깔짝 내려갔다. 보다 못한 다른 팀 가이드님이 타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는데, 겁이 많아서 용기가 안 났다. 사실 딱히 타는 법이라 할 게 없지만, 그냥 앞에 끈을 잡고 발을 끈 위에 올려놓고, 너무 빠르면 올려놓은 발로 끈을 밟으라고 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은 안 나는데 대충 그런 식이었다.

이러다간 걸어서 내려가게 생겨서 큰맘 먹고 그냥 탔다. 처음엔 무섭긴 했는데 타보니까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다. 그렇게 다 내려오고 나서야 왜 정상에서부터 타고 내려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근데 솔직히 힘들게 올라간 거에 비해서 너무 빨리 내려온다.

 

 

⭐️팁 아닌 팁

몽골 낙타인형몽골 사막 맥주

🚰 물은 필수, 어차피 가이드님이 준비해 주기는 하지만 그래도 꼭 잊지 말고 챙기기. 물이라도 먹어야 올라갈 힘이 생기니까.

🛷 썰매는 괜찮을 걸로, 이것도 투어사에서 준비해 주지만 썰매가 복불복이라 안 내려가는 썰매가 있다. 그러니까 쌩쌩 잘 내려가는 걸로.

😷 올라갈 때는 그나마 덜한데 썰매 타고 내려올 때 모래를 정말 한 바가지 먹을 수도 있어서 마스크 꼭 챙기기.

👕 복장은 최대한 간편하게! 너무 거추장스럽지 않고, 부피를 차지하지 않고, 더러워져도 상관없는 옷으로 입기. 빨래를 하면 모르겠는데 전 날 한 번 빨래를 해서 그냥 봉투에 담아 한국으로 가져왔다. 홍고르사막의 모래까지 함께. 양말을 꺼내니 모래가 후두둑... 그리고 9월 초에 갔는데 올라갈 때는 좀 덥고 정상은 바람이 엄청 불어 꽤 추우니까 가벼운 외투를 입고 가거가, 아님 챙겨가기.

📷 이왕 갔으니까 사막에서 유명한 설정샷 찍어보기. (정상에서 다 같이 맥주 마시려고 가져갔는데 봉투가 찢어져서 맥주는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지고, 하나만 살아남아 다 같이 한 모금씩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