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ang Mai In Thailand
치앙마이 한 달 살기라..
솔직히 똑같은 하루의 연속이다
일어나서 밥 먹고, 카페 가고, 시장 구경하고, 또 밥 먹고, 자고, 일어나고,
뭐 이런 하루하루도 나쁘진 않지만 좀 지루해진 찰나에 생각했다
치앙마이에서만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산 진짜 싫어했는데
어릴 때 부모님 손에 억지로 끌려다니면서 산을 가는 게 정말 싫었다. 그래서 꽤 오랫동안 등산이라면 질색을 하던 내가, 산 vs 바다? 하면 무조건 바다였던 내가, 신기하게 어느 순간부터 산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진짜 올라갈 때는 내가 왜 왔지, 내가 미친x 이지, 다시는 안 올 거야 하면서 후회하며 올라가지만 딱 정상에 도착했을 때 뻥 뚫린 풍경을 볼 수 있는 그 순간이 좋았다.
물론 편안한 투어도 많고 이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투어도 많았지만, 그런 것보다는 나는 좀 더 활동적인 게 좋다.
그러던 와중에 '마이리얼트립' 어플을 통해 '도이인타논 트래킹' 투어를 알게 됐다. 그래도 너무 힘든 건 싫으니 트래킹 정도가 나에게 딱 맞는 투어다.
일정에 나온 시간과 비슷하게 투어가 진행되며 비용은 50,900원인데 쿠폰을 사용해 🤑 48,355원에 투어를 예약했다.
다만 일정과 다르게 점심 식사 후, 몽족 시장에 먼저 가지 않고 장수기념탑과 태국 최정상 지점을 방문하고 나서 시장에 갔다.
비 오는데 할 수 있을까?
투어를 하는 전 날 저녁부터 계속해서 비가 왔다. 불안한 마음에 날씨를 봤는데 역시 투어를 하는 날까지 쭉 비가 온다고 하더라, 아니나 다를까 새벽부터 내내 비가 온다.
물론 우천 시에도 투어는 진행된다고 했지만 혹시나 너무 위험해 취소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됐다.
7시에서 7시 30분 사이에 픽업이라는 투어사 연락에 숙소 밑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당일에 따로 연락이 없어서 오고 있는 건가 싶었다.
다행히도 10분 정도 안 돼서 미니밴이 왔는데 숙소를 그냥 지나가길래 아닌가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가이드 Faan한테서 카톡으로 숙소 앞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아까 지나 간 미니밴이 맞았다)
차를 탑승하니 내가 첫 번째여서 편하게 혼자 앉는 좌석에 앉을 수 있었다. 차 상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투어 정보에 카시트가 없다고 해서 뭐지? 했는데(아기 카시트를 말하는 건가?), 좌석은 괜찮았다.
다만 자동차 바퀴가 별로인 건지, 도로 상태가 별로인 건지, 운전기사님이 험하게 운전하는 건지, 가는 내내 많이 덜컹거리는 했다.
그래도 전날 산 멀미약을 차 타기 한 시간 전에 미리 먹어서 그런지 그나마 괜찮은 건가 싶었다. 어쨌든 혹시 모르니 멀미약은 필수인 것 같다.
+ 치앙라이 일일투어도 한 결과, 도로 상태가 별로인 것 같다.
원래 투어 신청한 사람이 나 포함 총 7명이었는데 나를 태우고 바로 다음 숙소 픽업 장소에서 기다리는데 계속 안 나오길래 뭐지? 했는데 3명이 비가 와서 취소했다고 한다.
그래서 총 4명이 투어에 참여했다. (🇰🇷한국인 1명, 🇺🇸미국인 1명, 🇳🇿뉴질랜드인 2명)
오히려 조용하고 널찍하게 차를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출발하고 30분 정도 지나서 잠이 들려고 할 때쯤 휴게소에 도착했다. 휴게소 환경은 나름 깨끗하고 먹을 게 이것저것 있었다. 한 30분 정도 휴게시간을 가졌다.
내리자마자 세븐일레븐이 보이길래 바로 들어가 유명한 샌드위치를 샀다. 파니니 그릴에 바로 데워져서 맛있다는 얘기를 듣고 사 먹어봤는데 갓 만든 것처럼 뜨겁고 편의점 퀄리티치고는 맛있었다.
가격도 🤑 30바트(약 1,100원)로 저렴하다.
편의점뿐만 아니라 푸드코트같이 식당도 있고 기념품 가게, 빵집, 치킨 같은 것도 팔고 카페도 보였다. (아.아를 먹고 싶었지만 버블티 같은 것 밖에 안 보였다)
화장실도 나름 뭐 그냥 괜찮았다. 좌변기랑 양변기 두 종류 다 있었는데 휴지는 없었다.
웬만하면 사진은 한국인에게
휴게소에서 40분 정도 더 가서 첫 번째 코스인 '와치라탄 폭포'에 도착했다.
사진을 찍고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은 30분 정도였는데 그렇게 크지 않아서 30분이면 구경하기에 충분하다. 도착했을 때는 비가 어느 정도 그쳤는데 폭포 가까이로 가니 자연 미스트를 맞을 수 있었는데 앞머리가 다 젖을 정도였다.
이왕 온 거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주위 외국인 분들에게 사진을 부탁했는데,, 역시 사진은 한국인에게,,,,,,,,,
그래도 모두 너무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폭포 구경을 마치고 주차장 쪽으로 가면 귀여운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솔직히 고양이가 없었다면 평범했을 텐데 마치 고양이를 보기 위해 이곳에 온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냥이 머리를 쓰다듬었더니 배를 벌러덩 까 보이면서 애교를 부리는 데 그냥 바로 한국으로 데려가고 싶었다😭
그런데 고양이만 귀여워해서 그런 건지, 덩치가 큰 강아지가 와서 고양이를 향해 짖었다ㅠㅠ,, 그러니까 고양이가 그냥 자리를 피했다,, 치앙마이에는 강아지들이 다 큰 개라서 함부로 다가가기가 무섭다,,
비 속 트래킹, 은근 재밌는데?
혹시 몰라 우비를 챙겨갔는데 역시 챙겨가길 잘했다. (하지만 역시 서양인 분들은 우비 따위는 챙기지 않으셨다🫢)
도이인타논 트래킹을 하기 전부터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비가 꽤 많이 왔지만 트래킹은 진행됐다.
트래킹 출발 지점에서 새로운 현장(?) 가이드분이 합류를 했는데 그분은 영어를 못하시고 태국어만 하셨다. 그분이 설명을 하시면 Faan 가이드님이 영어로 설명을 해줬다. 솔직히 뭐라고 하는지 다 알아듣지는 못했다. (거의 영어 듣기 평가였다😵💫)
그래도 쉽게 설명해 주셔서 어느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또 어차피 트래킹이 주목적이었기 때문에 못 알아들어도 나는 딱히 상관은 없었다.
비 속 트래킹이다 보니 땅이 많이 젖어서 양말이고 신발이고 엄청 더러워졌다. 방수 신발이 아니다 보니 막바지에는 신발과 양말이 젖어 찝찝했지만 비가 오니까 정글탐험 같은 느낌이 들어 재밌었다.
미니 바나나도 보고, 원래 도이인타논이 원숭이가 사는 곳이라고 했는데(정확히 내가 알아들은 건지 모르지만), 지금은 살지 않아서 모형을 갖다 놓았다고 한다.
트래킹을 하는 중간중간 계속해서 멈춰서 설명을 해주시다 보니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흐름이 끊긴다고 싫다는 후기도 있었다)
오르막길도 없고 계속 거의 평평한 길이라 정말 힘들지는 않은데 비가 와서 좀 미끄러웠다.
트래킹을 시작한 지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때, 뭔가 보성 녹차밭(?) 같은 곳을 지나는데 여기가 정말 시야가 확 트이다 보니 마음이 뻥 뚫리고 좋았다.
이때쯤은 비가 또 그치니까 너무 더워져 우비랑 바람막이를 벗어버렸다. 그런데 여길 지나고 또다시 비가 오기 시작해 우비를 다시 입었다. (옷을 벗었다 입었다를 몇 번을 했는지,,) 그래도 비가 와서 시원해서 좋았다. 비가 와도 생각보다 그렇게 춥지 않아서 옷을 가볍게 하고 출발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카렌족 마을'일 트래킹 코스랑 멀어서 따로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줄 알았는데 트래킹을 하면서 카렌족 마을을 지나는 코스였다.
오두막 같은 곳에서 마을 주민분이 사진에 나온 것과 같이 옷을 만들고 있었다. 옷이나 가방을 팔고 있기는 한데 딱히 마음에 드는 것은 없어 사지는 않았다. (가격은 생각보다 많이 비싸지는 않았다)
옷을 만들고 있던 오두막을 지나 커피를 마시러 갔다. 도착하니 또 다른 가이드분이 오셔서 영어로 우리가 마실 커피와 차, 이것저것에 대해 소개해주셨다. 저 작은 컵이 귀여워서 혹시 팔면 살까 했는데 상점에 컵은 안 보여서 사지는 않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강아지가 어디선가 슬금슬금 오더니 우리 좌석 테이블 밑에 앉았다. 너무 귀여워서 커피 설명은 한 귀로 흘리면서,, 한 손으로는 계속 강아지를 만지고 있었닿ㅎㅎㅎ
곧 죽어도 얼죽아라 얼음은 없는지 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커피 맛에 대해 깊이는 몰라 그냥 무난했던 것 같은데(산미는 없었다) 차는 딱히 내 입맛은 아니었다. 그나마 노란색 차가 괜찮았는데 정말 개인적으로 내 입맛에는 뭔가 다 찜질방 맛(?)이 나는 것 같았다.
우리 투어는 4명밖에 없었는데 우리가 차를 다 마시고 갈 때쯤 어디서 단체로 우르르 들어와서 설명을 듣고 있었다.
커피를 먹던 곳 바로 옆에 작은 상점이 있는데 거기서 원두와 담배, 차, 향초 등을 팔고 있었다. 어차피 기념품으로 원두를 좀 사갈까 하다 계속 안 사고 있었는데 이곳 커피가 유명하다 해서 하나 샀다.
원두 콩으로 팔기도 하고 원두를 간 것도 있었는데 그냥 편하게 간 걸로 샀다. 다크 로스트로 샀는데 향이 정말 좋았다.
가격은 🤑 200바트(약7,500원)이다.
커피를 다 마시고 근처에 주차되어 있던 투어 차를 타고 한 5분도 안 가서 밥 먹는 곳에 내렸다. 메뉴 선택권은 없었고 그냥 주는 걸 먹었는데 치킨, 오믈렛, 야채볶음, 밥, 국을 줬다.
입맛에 안 맞으면 어떡하지 했는데 어차피 트래킹을 하는 동안 배가 엄청 고파져서 뭐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확실히 배가 고파서 그런지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근데 국은 좀 뭔가 미역국처럼 무슨 해조류(?)가 들어간 것 같은데 내 입맛은 아니었다. 좀 비리고 짰다. 그런데 외국인 분들은 입맛에 맞는지 국을 엄청 잘 드셨다.
비가 내렸다, 그쳤다, 다시 내렸다
밥을 먹고 난 후에, 왕과 왕비를 위한 '장수기념탑'을 방문했다. 차에서 내려서 내려서 중간에 썽태우 같은 버스로 갈아타고 이동했다.
우비가 찢어져서 트래킹이 끝나고 버렸는데 비는 계속 내렸다. 다행히 가이드님이 차에서 우산을 1인 당 1개씩 꺼내 주셔서 비를 맞지 않을 수 있었다.
역시 날씨가 좋지 않아서 안개가 많아 잘 기념탑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괜찮았다. 일단 해가 없으니까 덥지 않아서 좋았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조용히 구경할 수 있었다.
왕과 왕비를 위한 기념탑은 마주 보고 있는데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왕비 기념탑은 운영하고 있었는데 왕 기념탑은 운영을 안 하는 건지? 돈을 내야 운영하는 건지? 에스컬레이터가 멈춰 있었다. 그래서 그냥 계단으로 올라갔다.
가이드님이 도이인타논 트래킹과 태국 최정상 지점에서 말고는 따로 같이 다니면서 설명을 해주시지 않아서 그냥 혼자 편안하게 구경하고 사진 찍으면서 돌아다닐 수 있었다.
이제 집에 좀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이때쯤 되니 너무 졸리고 차에서 내리기가 너무 귀찮았다. 그래도 투어다 보니 계속 따라다닐 수밖에,, (투어의 장점이자 단점)
이곳은 딱히 크게 볼 거는 없었고 그냥 '태국 최정상 지점'에 왔다,, 이런 느낌이다. 이쯤 되니 다들 사진 찍는 것도 귀찮았는데 가이드님이 여기는 상징적인 곳이니 찍으라고 했닼ㅋㅋ
이제 마지막 코스 '몽족 시장'에 방문했는데 마지막이다 보니 투어 동행분들도 흥미를 많이 잃어 보였고 피곤해 보였다.
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작았으며 그냥 길게 쭉 보이는 게 전부였다. 가게마다 파는 것도 다 똑같았으며 건조 과일 위주로 판매하는 것 같았다. 시식해 보라고 하시는데 시식하면 그래도 사야 할 것 같아 딱히 먹어보지는 않았다. 그냥 한 번 둘러봤다. (가이드님도 모두 피곤한 걸 눈치채고 모두 모이면 바로 가자고 하셨닿ㅎ)
그렇게 여기서는 짧게 구경하고 치앙마이로 바로 출발했다. 가는 내내 허리가 너무 아파 불편하기는 했다.
3시 30분쯤 출발해 숙소에는 5시쯤 도착한 것 같다. 출발할 때 제일 먼저 타서 그런지 도착할 때도 제일 먼저 내려주셨다. 빡센 듯 빡세지 않은 투어를 마치고 다음날 바로 마사지로 몸을 풀어주니 한결 살 것 같았다.